「충격을 받으면 깨지기 쉬운」, 「취약한」이라는 뜻의 프래절(fragile)에다 「반대」라는 의미의 접두어 앤티(anti)를 붙여 만든 조어.

 

 베스트셀러 <블랙 스완>의 작가 나심 탈레브가 2012년 내놓은 책의 제목이다. 이 앤티프래절의 핵심은 예상치 못한 충격이 닥쳤을 때 잠재적 손실보다 이득이 커지는 비대칭적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다. 탈레브는 저서를 통해 앤티프래절의 대표적인 예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머리가 여럿 달린 뱀인 히드라를 제시했다. 히드라는 머리 하나를 자르면 그 자리에서 머리 두 개가 나오면서 더 강해지는 뱀인데, 이 히드라처럼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단순히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 상황 속에서도 이득을 얻고 더욱 강해져야 한다는 논리를 담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앤티프래절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도자기로 만들어진 이 총은 총의 재현일까 아니면 모든 것을 부서뜨리는 전쟁의 상징을 담은 표현일까. 뒷장을 먼저 설명하자면 이 작품은 아이웨이웨이의 한나라 도자기 떨어뜨리기(Dropping a Han Dynasty Urn)를 패러디하여 도자기로 만든 총을 부서뜨려 다시 결합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총의 재현일까 아니면 부서진 총으로 꽃을 만드는 안티프레질일까.

 

 사실 이 작품은 공예의 제작 방법에 관한 작품이다. 본인은 공예가 사물 제작을 위한 물질의 제어와 숙련도 그리고 과정을 통해서 주체성을 인식하는 행위이자 그것으로 인해 만들어진 사물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공예를 조형예술의 한 분야로서 보지 않고 과정과 실천으로 본다는 의미이다. 도자기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느낄 수 있겠지만 도자기로 총의 형태를 구현하는 것은 난이도가 꽤 높은 과정이다. 통념 프레임 속 공예의 프로세스는 단순히 특정 물질로 특정 형태를 구현해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하지만 공예는 그것을 다루는 과정에서의 얻는 성찰과 주체적 인식이 주체자의 세계 내에서 확장하는 것이 중요한 관건이다. 안티프레질의 과정은 여기서 비롯된다. 도자기로 재현된 총의 파편이 꽃으로 재조합되면서 전쟁의 서사를 삽입시켜 평화의 내러티브를 깔아 넣는 것이 부정 후 긍정의 안티프래질이 아니다. 안티프레질은 제작 과정에의 주목이며 그 주목은 완성의 재완성, 즉 자의적 해석과 본인 세계관 내에서의 해석과 받아들임이다. 이 말은 장르적 공예가 아닌 과정으로서의 공예가 사물을 대하는 방식이자 태도라는 것이며, 이러한 태도로 사물을 인식하고 받아들인다면 본인만의 세계 속 사물과의 만남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총의 파편으로 만들어진 꽃은 어떤 사물이라도 본인 내의 새로운 꽃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그러한 시선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본인의 것으로 받아들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안티프레질. 이 작품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들 스스로가 고정적 사물인식을 깨뜨리고 본인만의 새로운 꽃을 발아시킬 수 있도록 자극이 되었으면 한다.